선물 시장에서 기업 리워드 시장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가 2026년 상반기 기프트카드 취급고가 전년 동기 대비 33% 이상 늘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취급고도 전년 대비 약 27% 증가했던 터라, 이번 상반기 수치는 성장 속도가 오히려 더 빨라졌다는 뜻이다. 주목할 지점은 이 성장이 개인 간 선물 수요가 아니라 기업의 리워드·마케팅 예산에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되면서 기프트카드는 명절이나 생일에 주고받는 선물이 아니라, 기업이 고객을 유치하고 붙잡아두는 마케팅 도구로 용도를 바꾸는 중이다. 통신사 결합상품 가입 혜택부터 대기업 임직원 복지, 멤버십 보상까지 기프트카드가 파고드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실적은 단순한 매출 증가 이상의 신호로 읽힌다.
무엇이 달라졌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통신 서비스로까지 공급처를 넓혔다는 점이다. 지난 7월 CJ올리브네트웍스는 LG유플러스의 홈서비스(인터넷·IPTV·전화) 신규 가입 및 재약정 리워드로 CJ기프트카드와 올리브영 기프트카드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가입 상품과 조건에 따라 최대 40만원대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로, 기존에 백화점 상품권이나 현금성 사은품이 맡던 자리를 기프트카드가 대신하게 된 셈이다. 사용처 확장도 뚜렷하다. 올해 초 전국 5700여 개 이마트24 매장이 통합형 CJ기프트카드 가맹점으로 추가되면서, 외식·쇼핑·문화 중심이던 사용 범위가 편의점 생활 소비까지 넓어졌다. 현재 CJ기프트카드는 올리브영·뚜레쥬르·CGV·온스타일에 메가MGC커피·폴 바셋·이마트24·랭킹닭컴까지 더해 30개 이상 브랜드에서 통용된다. 여기에 대기업·중견기업 전용 대량구매 채널인 ONECON 비즈몰이 기업 고객사 2000곳 이상을 확보하면서, 개별 상품 경쟁력이 실제 B2B 거래처 규모로 이어졌다는 점이 확인된다.
왜 지금인가
이 흐름이 지금 두드러지는 이유는 몇 가지 각도에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소비자 쪽에서는 모바일 결제와 간편 선물하기 기능이 보편화되면서 기프트카드가 현금이나 상품권보다 다루기 쉬운 리워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기업 입장에서는 현금성 사은품이 회계·세무 처리가 번거롭고 브랜드 각인 효과도 낮은 반면, 기프트카드는 지급이 간편하면서도 특정 브랜드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 마케팅 효율이 높다. 특히 통신사처럼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한 업종에서는 결합상품 혜택 경쟁이 갈수록 커지는 사은품 규모로 이어지는데, 이번 LG유플러스 사례처럼 최대 40만원대 리워드를 기프트카드로 지급하는 방식은 그 경쟁의 최신 형태다. 또한 올리브영 기프트카드 이용자의 88%가 10~30대라는 점은, 기업들이 세대별로 소비 성향이 뚜렷한 브랜드를 골라 캠페인 타깃을 좁히는 정교한 리워드 설계를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통합형과 브랜드 특화형을 나눠 파는 상품 구조 자체가, 리워드 시장이 '아무 상품권'에서 '목적에 맞는 상품권'으로 세분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다음에 볼 것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이 B2B 확장이 상반기 반짝 실적에 그치지 않고 하반기까지 이어지느냐다. LG유플러스 홈서비스 공급은 지난 7월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반기 취급고에는 아직 본격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통신 3사 중 한 곳이 리워드 채널을 확대한 만큼, 경쟁사들도 유사한 방식의 가입자 유치 리워드를 검토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마트24 가맹 확대처럼 생활밀착형 사용처가 추가로 늘어날지, 또는 ONECON 비즈몰을 통해 확보한 기업 고객사 2000곳이 재계약이나 추가 물량 확대로 이어질지도 중요한 지표다. 무엇보다 기프트카드가 통신·유통을 넘어 금융·보험 등 다른 업종의 가입 리워드로까지 확장될지 여부가, 이 성장세가 일시적 특수인지 구조적 변화인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개인 선물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섰지만, 기업 리워드 시장은 아직 확장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 영역의 다음 행보는 계속 주목할 가치가 있다.



